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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 이슈

필수의료를 망치는 제도들 - 첩약 급여

by 넛신 2024.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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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를 망치는 제도들 - 첩약 급여

 

우선, 여러분은 보험의 의미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보험 ( 保 險 ) 우발적인 사고로 인한 손실에 대비하거나 경제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다수의 경제 주체가 미리 공동기금을 구성하여 두고 재난을 당했을 때 이를 지급함으로써 개개 피해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경제제도.

 

 

네, 보험이란 이런 것입니다. 이런 사전적 의미에서 비추어 봤을 때 우리나라의 건강 보험 제도는 매우 잘못된 제도입니다.

 

https://youtu.be/uhAOS2N7YIs?si=PruZjEBtZg82stoY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일요일 이지만) 퇴근하고 휴식 중에 본 이 뉴스 때문입니다.

 

이 뉴스에서 소개된 10살 아이는 1살 즈음 선천성 거대 결장증 (congenital megacolon) 으로 장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이후에 생긴 후유로 종종 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보장이 제대로 되지 않아 700만원 씩 든다고 하고요.

 

아이의 아버지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퇴직했고, 퇴직금은 몇 개월 만에 모두 병원비로 소진되었다고 합니다.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집도 작은 곳으로 옮겼다고 하고요.

 

이것이야 말로 질병으로 인한 재난아닙니까?

 

정말 너무 안타깝고 슬픕니다. 

 

보험은 이런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존재해야 합니다.

 

현 건강 보험 제도의 문제점

대부분의 질환들은 건강 보험 제도가 잘 커버합니다.

 

사실 위와 같은 경우는 정말 드문 경우이고, 대부분의 경우는 정말 보장성이 좋습니다.

 

간암 치료만 보더라도, 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의사가 하는 간동맥화학색전술은 다른 나라에서 할 경우 1000만원이 넘게 드는 고가의 치료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환자가 부담하는 금액이 몇 십 만원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잘 되니까 사각지대가 있어도 그저 한쪽 눈을 감으면 그만일까요?

 

의료의 사각지대가 없어지게끔 더 노력해야하는 것이 보건복지부와 그에 소속된 공무원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아닐까요?

 

건강 보험 재정은 매우 빠른 속도로 고갈되어 가고 있습니다.

 

https://www.m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81075

 

‘건강보험’ 이대로 가면 2040년엔 678조원 ‘빚 폭탄’ - MS투데이

2028년 국민건강보험 적립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부터 직장인들의 건강보험료율은 사상 처음으로 7%대에 진입한다. 시민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는 계속 오르는데 재정은 갈수

www.mstoday.co.kr

 

이런 뉴스가 있죠.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그에 따라 폭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복지부가 선택한 것은 의료비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의료인의 인건비를 낮추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언 발에 오줌누기일 뿐 근원적 해결이 되지 못 합니다.

 

이럴 때일 수록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험이란 것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감기가 걸린 것이 재난일까요?

 

감기에 걸릴 경우 '병원에 가면 1주일, 집에서 쉬면 7일이면 낫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차피 병원에 가나 안 가나 감기의 바이러스가 내 몸에서 활동을 멈추는 데 걸리는 시간은 비슷하다는 말 입니다.

 

우리나라의 보험은 정말 높은 보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미용실에서 이발하는 비용이 5000원에서 2만원이 되는 시간 동안 병원비는 전혀 오르지 않았습니다.

 

감기 같은 걸로 병원에 가도 아무런 부담이 없죠 어차피 만원을 넘지 못 하니까요.

 

이런 이유로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냥 몸보신 하는 정도의 느낌으로 매일 병원에 출근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를 부추기는 의사들도 생깁니다.

 

매일매일 병원에 와서 수액을 맞는 어르신들은 시골의 병의원에 가면 정말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수액은 사실 비급여이므로 어르신들이 매일 맞기는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수요층에 맞춰 가격도 만 원 정도로 내려서 영업하는 진풍경을 볼 수도 있습니다 (보통 수도권은 40000원 정도)

 

그리고 물리치료 같은 것들도 매일 와서 전기 자극 치료 받고, 온 찜질 받고... 

 

그게 다 건강 보험 재정의 눈먼 지출이죠

 

 

다시 돌아와서

지금의 건강 보험제도가 도입된 것은 이미 수십년 전 입니다.

 

그때의 대한민국은 지금과 다릅니다. 그때는 가난한 시절이었죠.

 

그때의 수가와 지금의 수가가 별반 차이가 없으므로 지금 하나도 부담이 되지 않는 금액도 그때 당시에는 나라가 보장해 주지 않으면 낼 수 없는 꽤나 큰 금액이었을 것입니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요?

 

대한민국은 경제 10대 대국에 들 정도로 선진국이 되었고

 

병원비 몇 천원 못 내서 병원에 못 가서 죽는 사람은 없어졌습니다.

 

그렇지만 수 백 만원의 입원 치료비를 못 내서 삶이 힘들어진 사람들은 생겨나고 있죠.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 올바른 건강 보험 제도의 방향은 재난적 의료비를 더욱 보장하고 가벼운 질환에 대한 보장성은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향의 변화는 아마 동네에서 의원을 하시는 분들은 아주 싫어하실 겁니다.

 

당장 1500원, 3000원 내던 환자들이

 

2만원, 3만원, 5만원의 제값을 내고 치료를 받으라고 하면 받겠나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점진적으로라도 

 

1500원, 3000원 하던 것들이

 

10000원

 

20000원

 

자기 부담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래야 한정된 건강 보험 재원을 재난적인 상황에 처한 우리 이웃에게 지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의 후안무치한 정책 - 첩약 급여화

경증에 대한 자기 부담을 더 늘리지는 못 할 망정

 

우리의 보건복지부는 시대를 역행하는 짓거리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첩약급여화 입니다.

 

한방이 과학이니 비과학이니 하는 것은 차치하고

 

사실, 유사의학으로 실제 증상은 심하지 않지만 정신적 케어가 필요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데에 가치는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

 

너무 침습적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죠. (경증을 중증으로 만들지 않길)

 

여하튼, 한약을 생각해 보시면

 

단순하게 재난적 상황에서 한약을 먹는 그런 상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한약을 먹지 않으면 죽는 그런 상황은 없고

 

한약을 먹기 위해 집을 팔고, 퇴직금을 수 개월 동안 전부 소진하는 그런 일은 없다 이말입니다.

 

위의 뉴스에서 저런 희귀 질환을 보장해주기 위해 필요한 재원이 40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저 하나의 질환에 대한 것이겠죠)

 

어쨌든 그렇게 보장을 해주면 여러 가정의 숨통이 트여 살아갈 희망이 생길 것입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http://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162

 

"첩약, 12개 우선질환 급여...최대 4244억 재정소요" - 히트뉴스

건보 보장성 강화 기반구축 연구요통, 기능성 소화불량, 알러지비염 등이 첩약을 급여화 할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질환으로 꼽혔다. 또 12개 우선순위 질환을 급여화할 경우 최대

www.hitnews.co.kr

 

 

첩약급여에 4244억원을 쓴다고 합니다.

 

이게 ...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이렇게 필수 의료가 망가지는 것입니다.

 

나만 잘 살려고 하지 마세요

 

잘 사는 거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는 것도 중요한 것 아닐까요?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은 반성해야 합니다.

 

제가 보건복지부 공무원이라면 저 뉴스를 보는 순간 정말 죄책감에 시달려 잠을 못 잘 거 같은데 말이죠

 

정말 슬픕니다...

안타깝습니다...

 

 

하 정말... 자기 돈으로 사먹으라고 하세요... 이거 정말 잘못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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